페르세우스 이중성단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코동 / 캐논 550D / 15초 X 150장 / 서울 도심)
영하 7도까지 떨어진 지난 주말 밤. 나는 장비를 챙겨 아파트 옥상에 올랐다. 비록 천체 촬영에 적합하지 않은 저렴한 장비이지만, 꼭 사진으로 담아 보고 싶었다. 광해로 오염된 서울 도심, 추적이 정밀하지 않은 경위대라 한 장 당 노출은 고작 15초, 저렴한 굴절망원경 특유의 강한 수차. 그러나 어쨌든 담겼다.
페르세우스 이중성단이다. 이중성단(Double Cluster)은 말 그대로 페르세우스 자리(실제로는 페르세우스자리와 카시오페이아 자리의 중간 어디쯤)에 있는 두 개의 이웃한 별 무리다. 왼쪽이 NGC 869, 오른쪽은 NGC 884라고 부른다.
두 성단은 실제로 가깝다. NGC 869는 지구로부터의 7,300광년, NGC 884는 6,800광년 거리에 있다. 나이는 매우 어려 각각 560만 년과 320만 년이다. 대략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지구에 출현했을 때 즈음 이 별 무리도 우주에 탄생했다. 태양의 나이가 50억 년 정도니까, 이 별들은 우주적 잣대로 보면 신생아들이다.
NGC는 New General Catalog의 약자다. 영국의 천문학자인 윌리엄 허셜과 그 아들 존 허셜이 대를 이어 관측한 성단, 성운, 은하를 정리한 목록인데, 무려 8천 개에 이른다. 올해 새로 방송한 NGC(이건 National Geographic Channel의 약자)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를 보신 분이라면, 바닷가를 거닐던 천문학자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기억하실지. 그 부자가 바로 허셜이다. 정말 집요한 사람들이다.
아버지 윌리엄 허셜은 작곡가로도 유명했다고 한다. 역시 우주의 질서에 대한 집착적 경외심은 바로크 음악과 통하는 것 같다. 이중성단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바흐의 음악이 떠오른다. 두 개의 선율이 대위법의 질서에 따라 정교하게 함께 움직이는, "하늘의 질서(Cosmos)"처럼 한 치의 어긋남도 허용하지 않는 구조적으로 완벽한 음악이.
2014년 12월 9일 책읽는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