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성운

책읽는인간 2015. 3. 27. 14:56



겨울 하늘에는 겨울철 대삼각형이 뜬다. 북반구에서 가장 밝은 별인 큰개자리 시리우스, 작은개자리 프로키온, 오리온자리 베텔게우스가 하늘에 거대한 삼각형을 그려 놓는다. 그 겨울 대삼각형의 한 가운데 외뿔소자리(Monoceros)가 있다. 외뿔소자리는 겨울 은하수에 파묻힌 어두운 별들로 구성돼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다. 가장 밝은 별도 4등급 정도라 서울에서는 아예 안 보인다. 16세기 들어와 새로 만들어진 별자리다. 어둡고 찾기 어려운 별자리이지만, 그 속에는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화려한 천체들이 많다. M50 산개성단, NGC 2264 크리스마스트리 성단,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NGC 2237 장미성운이다.



우주에는 정말 희한하게 생긴 천체들이 많다. 패턴 인식 기능을 장착한 인간의 뇌는 그 천체들에게 지구 상의 익숙한 대상들의 이름을 따 붙여 주었다. 어떤 이름은 좀 억지스럽기도 하고, 어떤 이름은 정말 그럴 듯 하다. 사진 속 장미 성운은 그 가운데 가장 그럴 듯하다. 
천체 사진 촬영하는 사람들에게 작업 용 대상들이 몇 가지 있다. 장미성운, 하트성운, 영혼성운(태아성운), 고리성운(반지성운) 같은 것들인데, 그 중에 장미성운은 밝고 화려한 모습 때문에 인기 있는 대상이다. 거리는 5천 광년이고, 지름은 50 광년에 이른다. 아마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장미꽃 한 송이일 것이다. 저 어둡고 광막하고 차가운 공간에 빨간 장미꽃이라니. 우주와 정말 잘 어울린다.

중심부 산개성단인 NGC 2244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언젠가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는 18세기 영국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WilliamHerschel)이다. 천체 목록에 붙이는 NGC(New General Catalog)는 그의 관측에서 시작됐다. 그 뒤 19세기 들어와 알버트 마스라는 사람이 48인치 반사망원경(내 망원경은 고작 3인치다.)으로 이 성운의 일부를 처음 발견했다. 그 뒤 1880년대에 루이스 스위프트가 두 개의 성운을 더 발견했는데, 나중에야 사람들이 사실은 거대한 장미성운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장미성운은 지금도 NGC 번호가 2237, 2238, 2239, 2246 등으로 나뉘어 있다. 

사진정보 : 3월 10일 강화도 / ES 80ED / HEQ5 pro / 캐논 필터개조 1000D / 3분 노터치 / ISO1600 / 20장 / Dark 5장 / Flat 10장

열악한 장비와 실력으로 이 사진에서 디테일은 기대할 수 없다. 엄청난 사진을 기대하신다면 아래 링크를 보시면 된다. http://apod.nasa.gov/apod/ap15022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