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위키피디아
아이들을 재우고 잠깐 옥상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왔다. 그리 좋은 하늘은 아니고 날도 추워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 동쪽 하늘에는 겨울철 대표적 별자리인 오리온자리가 떠올랐다. 일곱 개의 큰 별로 이뤄진, 볼수록 멋진 별자리다. (오리온 초코파이에 그려진 일곱 개의 별이 기억나시는지.)
사냥꾼 오리온의 몸통을 이루고 있는 큰 사각형의 왼쪽 위 모서리 별의 이름은 '베텔게우스'다. 오리온의 오른쪽 어깨다. 별의 색은 다 그게 그거 같지만, 잘 보면 모두 색이 다르다. 베텔게우스는 대표적으로 붉은 별이다. 사실 이 녀석은 적색 초거성, 말 그대로 붉은 빛을 내는 엄청나게 큰 별이다. 얼마나 크냐 하면…. 사진을 보시면 된다.
베텔게우스 안에는 지구가 2,150조 개, 태양은 160만 개가 들어간다. 베텔게우스가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라면, 지구는 지름 1mm의 모래알, 태양은 야구공만 하다. 경기장의 센터서클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궤도 크기다. 지구는 정말 먼지다. 인간은…. 먼지도 아니다.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별이지만, 사실은 죽어가는 별이다. 별의 연료인 수소를 모두 태우고(핵융합), 이제 헬륨을 태우면서 부풀어 오르고 있다. 헬륨이 핵융합하면 탄소, 그리고 궁극에는 철이 만들어진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베텔게우스는 엄청난 폭발을 일으킬 것이다. 초신성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은하의 별 전체의 밝기와 맞먹는 빛을 낸다. 별은 사라지겠지만, 대신 엄청난 우주 장관이 펼쳐질 것이다. 제발 나 죽기 전에 한 번 제대로 터져주기를... (이미 터졌을지도 모른다. 그 빛이 지구에 도달할 때까지 640년쯤 걸리니)
별이 그렇게 죽으면 자기가 만들어 놓은 탄소, 철 같은 무거운 원소들을 우주 곳곳에 흩뿌린다. 그리고 그게 우리 지구와 같은 행성, 그리고 그 행성에서 태어날 생명체의 재료가 된다. 자기 삶을 끝내며, 동시에 다음 세대를 위해 유산을 남긴다. 마치 인간과 같다.
저 별처럼 화려하게 죽지는 않겠지만, 나도 이제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지를 더 많이 고민해야 할 나이가 된 것 같다. 잠든 아이들 얼굴 한 번 더 보고 와야겠다.
2014년 12월 4일 책읽는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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